↑ 서울 버스업계 노사 협상이 타결된 26일 오전 서울역환승센터에 버스가 줄줄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6일 버스 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됐던 지역은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전북, 경남, 창원, 제주 등 8개 지역이다. 노조는 전날부터 각 지역 버스 노사와 협상을 진행했고, 결렬되면 이날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8개 지역 중 경남 시외버스 노사가 전날 오후 10시 10분께 임금 협상에서 가장 먼저 합의했다. 1시간여 뒤인 오후 11시 30분께에는 경기도 버스 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고, 서울 지역 버스 노사 등도 이날 새벽 임금 협상에 합의했다.
일부 지역 노사는 협상에서 부분 합의하거나, 추후 조정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협상이 타결되거나 파업이 유보되면서 이날 우려됐던 출근길·등굣길 불편은 빚어지지 않았다. 각 지자체가 파업에 대비해 마련한 비상수송대책도 모두 해제됐다. 또 정부 주요부처와 공기업, 대기업의 출근 시간도 정상화됐다.
버스 노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최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보면 임금인상이 마땅하다며 노조의 입장을 지지하는 측이 있고, 반대로 노조가 시민들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서울시 버스 기사들의 임금이 코로나19 이후로 동결됐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다"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쯤은 지하철로 다녀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서울 버스업계 노사 협상이 타결된 26일 오전 서울역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다른 30대 직장인 B씨는 "조금 일찍 나와 택시를 타던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를 빌릴 생각이었다"라며 "불편한 건 분명히 맞다. 그렇지만 버스 노조가 시위를 수시로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했다.
반면 지하철 이용이 어려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도 하남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40대 직장인 C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어 시내버스 이용이 필수"라며 "자차 없이 버스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사람도 있을 텐데 너무 막무가내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20대 직장인 D씨는 "최근 지하철 시위 때문에도 몇 번씩 회사에 지각했다. 다들 (지각을) 이해해준다지만 얼마나 눈치 보이는지 모른다"며 "오늘은 버스까지 못 탈 뻔했다"라고 말했다.
파업
경기 지역의 경우 여야 경기지사 후보가 노조의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명확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와 광주 등 주요 도시도 노사가 추후 협의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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