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최전방 부대에서 군내 집단 가혹행위가 또 발생했습니다.
선임병들이 후임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식고문과 성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가 일어났는데 군사경찰은 가해자들이 혐의를 인정했고 도주우려가 없다며 가해자들을 구속하지 않았습니다.
조동욱 기자입니다.
【 기자 】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근무하던 A 일병에게 집단 가혹행위가 시작된 건 지난달 중순.
선임병 3명은 심심하다는 이유로 A 일병의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으며 폭행을 시작했습니다.
격투기를 가르쳐주겠다며 A 일병을 침대에 눕힌 뒤 가혹행위를 저질렀고 신체에 빨래집게를 꽂으며 희롱했습니다.
▶ 인터뷰 :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피해자가 너무 아파서 몸을 움직이면 빨래집게를 더 튕겨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과 통증을…."
자신이 교도소에 다녀왔다며 피해자를 협박한 선임병들의 폭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A 일병의 체모를 강제로 밀어버리는가 하면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자의 중요부위를 보여주라며 위협하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CCTV가 비추지 않는 곳으로 가서 피해자에게 옷을 벗고 보여주라며 위협했다. 피해자는 선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어 '알겠습니다'라며…."
참다못한 A 일병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군사경찰은 집단 괴롭힘 정황을 확인하고도 가해자들이 혐의를 인정했고 도주위험이 없다며 불구속으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해병대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며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사이 피해자는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동욱입니다. [ east@mbn.co.kr ]
영상취재: 김형균 VJ
영상편집: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