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들, '학식 인상' 반발…학교 '밀키트·도시락' 도입 검토

"상황 엄중히 인식"…1천∼5천원대 '중간 가격' 메뉴 구상도

↑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이 제공하는 '천원의 식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최근 학생식당 밥값을 인상한 서울대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서울대는 물가상승과 함께 밥값을 내기 어려워진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해 '밀키트'(간편요리세트)나 도시락을 구입해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내 학생식당의 밥값은 대학별로 생활협동조합, 일명 대학생협이 조정합니다.

오늘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11일 총학생회와 식대 인상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지속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앞서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이달 1일자로 학생 식당 식대를 기존 3천∼6천원에서 4천∼7천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천원의 밥상'이라고 불리는 1천원짜리 백반만 가격을 유지했습니다.

이후 '에브리타임' 등 서울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일 학생 식당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당일 메뉴 사진을 올리며 '가격 대비 품질이 낮다'고 질타하거나 이에 동의하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학생들은 '학식 불매운동'까지 제안하는 상황입니다.

↑ 서울대 정문.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총학생회가 지난 15∼19일 학생 약 1천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식대 인상 이후 실제로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중간 가격대 메뉴가 없는 것도 불만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서울대 본부 내에서는 1천∼5천원 수준의 중간 가격대 메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단체 급식 형태로는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밀키트 등 반(半)조리 식품을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했던 일부 학생 식당이 이용자 증가에 따라 조만간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고, 해당 식당이 중간 가격대 메뉴를 제공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생협 관계자는 "그간 식사 질을 꾸준히 개선해왔고,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식대 인상을 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은 어렵다"며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연세대학교도 이달부터 교내 식당인 한경관 식대가 500원 올라 한 끼 식사 가격이 기존 6500원에서 7000원이 됐습니다. 한양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역시 지난해 하반기 학생식당 가격이 메뉴별로 최대 500원 올랐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아침에만 운영하던 1000원 메뉴를 없앴고, 성균관대는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 교내 학생식당 4곳 중 1곳만 운영하다 최근 정상화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