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어제(22일) 검수완박 중재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법조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법조팀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이성식 기자, 검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영화를 보면 검사들이 자신을 '대한민국 검사'라고 소개하잖아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일 텐데요.
검사라는 단어를 지운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커지자 '참담하다'고 한탄했습니다.
한마디로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 인터뷰 : 차호동 / 대구지검 검사 (어제)
-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제도를 통해서 절대로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통제하고 견제해야 하는 것이지. 난데없이 그 기관을 셧다운시켜서는 해결이 안 됩니다."
【 질문2 】
법조계에서 국민의힘, 더 나아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요?
【 기자 】
어제(22일) 오전 중재안이 나오고, 국민의힘이 이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짜 뉴스 아니냐'고 묻는 등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한 검사는 차라리 민주당의 날치기로 처리됐다면, 이 과정을 시민들이 다 지켜봤을 텐데 여야 합의로 법안이 처리되는 상황이 더 굴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수위가 양당 합의안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나왔습니다.
한 검찰 간부는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고 했던 것이 불과 1년 전인데 법안 합의에 뒷거래가 있었다면 수십 년째 몸담았던 조직을 팔아넘긴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 질문3 】
중재안을 보면 앞으로 선거사건을 수사할 수 없게 되는데요?
정치인들이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손을 잡은 것 아니냐 이런 비판까지 있던데요?
【 기자 】
이 부분에 법조계 비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과 정권을 물려줄 민주당이 부담스러운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예원 /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어제)
- "사실 어안이 벙벙합니다. 저는 중재안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고요. 야합안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선거법 같은 경우에 공소시효가 6개월로 굉장히 짧은 편입니다.
법원도 별도의 '선거전담재판부'를 두고, 검찰 내에서도 전담 부서를 둘 정도로 전문성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수사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자신의 SNS에 "당장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수사를 못하게 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 질문4 】
국민의힘에서는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돼 검수완박을 막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데요?
【 기자 】
권성동 원내대표는 일선 검사들이 잘된 합의안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까지 했는데요.
그러자 검찰에서는 그 검사가 누구인지 좀 알려달라며 황당해하는 반응입니다.
중재안은 보완수사를 인정하면서도 '경찰 송치 사건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속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요.
배성훈 대검찰청 형사1과장은 검찰 내부망에 조사하다가 살인 혐의를 알게 돼도 수사를 할 수 없다는 말이냐고 반발했습니다.
합의안이 이전에 민주당이 추진하던 검수완박 법안과 비교해서 본질적으로 바뀐 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정웅석 /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
- "결국에 가서는 모든 사건이 경찰에 집중되는 거죠. 지금보다 사건이 더 적체될뿐더러 수사를 더 잘할 수 있느냐 고민이 있는 것이죠."
【 질문5 】
일단김오수 총장과 고검장들이 모두 사의를 밝혔는데요.
추가로 사표 제출이 잇따를까요?
【 기자 】
사표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 같습니다.
다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나 이런 얘기도 하고요.
일단은 다음 주 본회의 처리가 예상되는 만큼 마지막까지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여론전에 총력을 펼치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TF를 구성해 법안의 위헌성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법안이 공포된다면 곧바로 헌법소원심판 등을 청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 앵커멘트 】
양당이 합의했기 때문에 국회 통과가 유력해 보이는데요. 검찰의 강력한 반발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