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 90만원'…숨진채 방치된 노모·아들 한달 만에 발견

"1월-2월 수도요금 총 90만원"…누수 의심한 수도사업소 직원이 방문해 신고
이웃 주민 "노모, 생전 거동 불편해…아들이 10년 넘게 간호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주택에서 노모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월 수도요금이 90만원이라는 거액이 청구돼 이를 이상하게 여긴 수도사업소 직원이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두 사람이 숨진지 한 달 만이었습니다.

채널A가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 50분경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낡은 주택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져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습니다.

서울 중부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불러도 기척이 없었고 물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며 "남자 직원이 안쪽을 살피다가 '(모자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해서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집에 청구된 1월과 2월 수도요금은 90만원으로, 누수가 의심되어 방문한 수도사업소 직원이 지난달에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해 경고문만을 남긴 채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자가 살던 집안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 모양새였으며 주방 싱크대는 무너져 내려있었습니다. 또 오랫동안 음식을 해 먹지 않은 듯 가스레인지와 냄비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를 통해 사망 시점을 한 달 전후로 짐작중이며, 지병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노모가 생전 거동이 불편했던 것을 언급하며, "할머니(노모)가 하반신을 아예 못 쓴다더라. 10년 넘게 고혈압이 있는 아들이 간호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모자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중에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