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경기 고양시에서 어제(21일) 개막했는데요.
900명이 넘는 참가자 중 유독 두 선수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12살, 13살 남매인데, 우크라이나 민족이 강하고 용맹하다는 것을 꼭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앳된 모습의 남녀 선수가 긴장한 표정으로 몸을 풉니다.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온 13살 다비스와 12살 예바 남매입니다.
매니저인 아버지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경기에 나선 남매는 힘찬 발차기와 절도있는 품새를 선보였습니다.
▶ 인터뷰 : 루슬란 가브릴로프 / 우크라이나 대표 매니저
- "6명의 선수가 오려고 했지만, 2명만 오게 됐습니다. 트레이너는 징집 대상이라 안타깝게도 함께 오지 못했습니다."
남매의 엄마와 나머지 가족들은 고향 체육관에서 난민들을 볼보고 있습니다.
전쟁 중에 한국으로 오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폴란드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 인터뷰 : 다비스 가브릴로프 / 우크라이나 대표
- "우리를 보면서 비록 전쟁 중인 상황이지만, (다들) 노력하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민족이 강하고 용맹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우리를)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다비스와 예바 남매는 깔끔한 품새로 유소년 혼성경기 첫날 7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열린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2개국, 972명이 참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를 도운 벨라루스 선수는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 인터뷰 : 이재준 /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 "(대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평화입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먼길을 돌아와 와준 용기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첫날부터 공인 품새 30세 이상 여자 단체 부문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화려하게 막이 오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이곳 킨텍스에서 펼쳐집니다. MBN 뉴스 추성남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