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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9일 0시20분께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사거리.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펜스가 끊기는 곳마다 택시를 잡으려는 십여 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일부 취객은 도로 1차선까지 나와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는 통에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강서구로 간다는 30대 회사원 A씨는 30분이 넘도록 택시를 잡지 못했다. 지난 30분 동안 택시 호출앱으로 택시가 두 번 잡혔지만, 모두 5분이 채 안 돼 택시기사 요청으로 취소됐다.
A씨는 "도저히 택시가 잡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지하철로 가면 갈아타야 해서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지하철을 탈 걸 그랬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기' 번호판을 단 택시들은 길가에 차를 세워둔 채 흥정 중이었다. "동탄 7만원", "평택 9만원" 등을 외치는 고함 소리가 가득했다. 수원으로 간다며 불법합승을 권하는 택시기사도 있었다.
40분 가까이 강남역사거리 도로를 지켜본 결과, 도로에 '빈차등'을 켠 택시가 일부 지나갔지만, 손을 흔드는 손님들을 향해 멈추는 택시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대부분의 택시엔 '예약등'이 켜 있어 택시 호출앱으로 승객을 잡아 손님에게 가는 것으로 추정됐다.
A씨의 지인 B씨는 "카카오벤티(대형택시)와 블랙(고급택시)도 없다. 택시 호출 앱은 감감무소식이고 거리 택시까지 안 잡힌다. 예전보다 더 안 잡히는 기분"이라며 "집이 잠실인데 '따릉이'를 타고 갈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밤길이라 위험한데도 실제 서울시 자전거인 따릉이나 거리 곳곳에 있는 공유 킥보드를 잡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B씨는 결국 따릉이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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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서울시 택시가 택시 운전기사의 과로 방지, 차량 정비, 수요공급 조절 등을 이유로 3부제로 운영돼왔단 점이다. 3부제는 2일 운행 후 하루 쉬는 방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식당을 포함해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완전히 해제된 지난 18일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심야 시간대 택시 이용 승객은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9시였던 이전보다 96% 폭증한 반면, 같은 기간 택시 영업대수 증가율은 62% 느는 데 그쳤다.
문제가 커지자 서울시는 일시적으로 이날부터 3부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후 9시~다음날 오전 4시엔 3부제가 풀려 일시적으로 택시 공급이 늘어난다.
서울시는 심야전용택시 2300대에 대한 영업 시작 시간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방편이 아닌 장기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7만4754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해 2만7000명 넘게 줄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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