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사진 제공 = 제보자]
"아침에 출근해보니 진료소가 쓰레기로 가득차있어 황당했죠."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면서 선별진료소가 개장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 17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주최측 추산으로 1만여명이 참여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기 하루 전날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셈인데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은 물론 쓰레기까지 무단으로 투기하면서 선별진료소 운영에 차질을 빚게 했다.
↑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사진 제공 = 제보자]
18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을 중심으로 '2022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가 전날 서울광장에서 열렸는데, 집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려두고 갔다. 서울시청 앞 선별진료소는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아 천막을 열어두고 펜스를 쳐둔 상태였지만, 집회 참석자들이 무단으로 들어와 시설물을 이용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간 것이다. 18일 아침 선별 진료소 곳곳에는 집회 홍보물 및 각종 현수막, 신문지, 음료병, 박스, 컵라면 용기, 도넛 박스, 나무 젓가락, 먹다 남은 음식물 등이 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특히 검사한 시민들의 양성 키트를 따로 모아 버려두는 의료 폐기물통이 있는데, 이들은 일반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리고 갔다. 의료 폐기물을 모아두는 통이다보니 안전 위험이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쓰레기를 투기한 것이다.
↑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사진 제공 = 제보자]
또한 이들은 선별진료소 내에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물품들을 이용하다 망가트려놓고 가기도 했다. 선별진료소에 있는 책상 가운데 하나는 다리가 부러져 분리돼 있었다. 서울광장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온갖 쓰레기가 진료소 앞에 버려져 있고 펜스도 다 치워져 있었다"며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한 후 남은 인원이 밤에 쉬면서 음식물을 먹고 쓰레기도 다 버려두고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장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은 18일 아침 불편을 겪었다. 진료소 직원들이 출근 직후부터 쓰레기를 치우면서 개장 준비까지 하느라 선별진료소를 오전 9시 열지 못했다.
↑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는 "진료소 개장은 제 시간에 이뤄졌지만 직원들이 진료소 개장 준비에 쓰레기까지 치우느라 업무가 분산돼 쓰레기를 다 치울 때까지 시민들이 정상적으로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대기를 해야 했다"며 "검사소다보니 감염 문제 때문에 더 예민한데
진료소 시설물까지 마음대로 이용하고 쓰레기를 버려두고 가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시위에 참여한 주최 측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모이다보니 쓰레기를 버려두고 간 사람이 있는 거 같다"면서 "여러 단체가 참여한 것이라 정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