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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명수배돼 16일 경찰에 검거된 이은해(31·사진좌측)와 공범 조현수(30). [사진 = 연합뉴스] |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창수)는 "전날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검거된 이씨와 조씨를 인천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검경합동검거팀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낮 12시 25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이씨와 조씨를 검거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지 123일, 검찰이 지명수배를 내린 지 17일 만이다.
이씨 아버지가 딸에게 자수를 권유한 것이 주효했다. 이씨 아버지는 경찰이 딸의 피신처로 고양시를 특정하고 수사망을 좁혀 오자 그동안 신뢰관계를 형성해온 경찰의 뜻에 따라 딸에게 자수를 권유했고, 약속을 받아냈다. 이씨 아버지로부터 "딸이 자수하려 한다"고 연락을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와 조씨를 검거했다. 검거과정에서 이씨 등은 현관문을 열어주는 등 적극 협조하며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은신처인 오피스텔이 몇 동인지까지 특정한 상태에서 이씨 아버지로부터 자수 의사를 전달받았다"면서 "오피스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체포할 수도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어 안전한 방법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직후 임시 인치 장소인 고양경찰서에 도착한 이들은 "범행을 인정하나" "유족에게 할말 없느나"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고양경찰서 안에서 수사관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등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했다. 도주 내내 고양시 오피스텔에 거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씨는 "작년 12월 도주했을 때부터 이 오피스텔에 있었느냐"는 수사관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등이 인적이 드물어 눈에 띄기 쉬운 시골 보다 유동인가가 많은 도심 지역이 더 피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명수배 17일 만에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2명이 모두 검거되면서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인천지검은 이씨 등을 상대로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살인 혐의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씨 등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남편(사망 당시 39세)에게 다이빙을 하도록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찾아낸 살인미수 2건도 조사대상이다. 검찰은 이씨 남편이 2019년 6월 가평 계곡에서 숨지기 전인 그해 2월과 5월, 강원도 양양 펜션에서 복어 피 등을 넣어 살해를 시도하고, 용인 낚시터에서 남편을 물에 빠트려 살인을 하려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2019년 2월 이씨가 남편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난 뒤 조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복어 피(독)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취지의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평 계곡 살인 피해자 유족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피해자 누나는 이날 네이버 카페 '가평계곡사건수사대' 게시판에 "그들이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면서 "그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적었다.
피해자 매형은 언론에 "보험금 8억원 얘기만 나오지만 당시 처남이 보유한 전세자금과 적금 등 개인 재산만 대략 7억원"이라면서 "(처남이) 과도한 채무에 개인회생까지 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씨와 조씨가 재산을 빼돌려 어디에 쓴 건지 그런 의혹들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씨와 조씨가 처남으로부터 가져간 돈이 사이버 도박 같은 범죄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여기에 관해서도 철저한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검찰 조사와 별개로 인터넷에서 제기된 이씨 전 남자친구 의문사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2011년 이씨와 약혼까지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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