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가평 계곡서 벌어진 A씨의 사망을 단순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미현 검사가 "피해자와 유족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1의 단독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안 검사는 "계곡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종결할 것을 지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 했다"고 썼다.
이어 "부끄럽지만 이 사건이 언론보도됐을 때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에 비춰 당시 의정부지검에서 영장전담 검사였던 내가 변사사건을 지휘했겠구나 짐작을 했으나 어렴풋이 성인 남성이 아내, 지인과 함께 계곡을 갔다가 다이빙을 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던 정도만 기억이 날 뿐이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성함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나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안 검사는 "기록만 받아보다 보니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돼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찰과 검찰 모두 악랄한 범죄자를 잡고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맞서야 하는 것은 악랄한 범죄이지 서로가 아니다"고 당부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30일 '가평 계곡 사망'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씨와 조현수(30)씨를 공개수배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복어 피가 섞인 음식을 A씨에게 먹이고, 그해 5월 A씨를 낚시터 물에 빠뜨려
이후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수영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도주했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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