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수배된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도주 직전까지 살았던 주거지 우편함에서 서로에게 쓴 엽서가 발견됐습니다.
어제 유튜브 김원TV와 뉴스1 등에 따르면 확보된 엽서는 이은해와 내연남인 조현수가 2021년 3월 17일 경북 예천군 삼강주막을 방문했을 당시 서로에게 쓴 것입니다. 삼강주막에서 333일 뒤에 엽서를 보내주는 '느린우체통' 서비스를 통해, 두 사람은 이곳에서 각자 엽서를 써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두 사람이 엽서를 쓴 건 지난해 3월 17일입니다. 당시는 일산 서부경찰서가 이들에게 살인과 보험사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불구속 송치하고, 인천지검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2월 이 주거지를 다른 동거인 여성의 이름으로 계약했고, 그 다음 달 경북 예천에 함께 놀러갔습니다. 인천지검의 재수사가 시작된 시점이었음에도 무혐의를 확신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씨는 엽서의 보내는 사람에 '너의 주인'이라고, 받는 사람에 '조웬수'라고 적었습니다. 조씨는 보내는 사람에 '현수 시종님'이라고 자신을 낮춰 적었습니다.
엽서 글에는 이씨가 고인인 피해자 윤모(39)씨와 혼인관계였을 당시에도 조씨와 연인 관계였던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이씨는 "힘들 때 옆에 있어주고 나 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데 함께해줘서 고맙다"며 "그때쯤(333일 후)이면 A(함께 물놀이한 공범)도 출소해 있을 건데 별일 없이 평범하게만 잘살고 있었음 좋겠다"고 했습니다.
조씨는 보내는 사람에 '현수 시종님'이라고 적은 후 "벌써 333일이 지났어. 우린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지?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조씨는 "우리 B(이은해 아이)는 더 컸겠네. 지금쯤이면 아빠라고 해주고 있으려나? 너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윤씨에게 입양된 이씨의 아이에게 조씨가 아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씨는 또 "333일의 시간이 지났듯 앞으로도 변치 않고 사랑하고 행복하자"라며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나, 은해, B 그때까지 열심히 살기"라고 적었습니다.
이씨와 조씨는 살인 및 살인미수
한편 경찰은 엽서가 발견된 우편함에서 밀린 세금과 카드비 납부 통지서, 수사기관이 보낸 통지서 등도 확인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