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이름을 뭐로 할까?'
'탈룰라 어때요?'
동료들은 이상하다며 비웃지만 이내 태도를 바꿉니다.
'우리 어머니 성함이에요.'
'탈룰라 좋네.'
'맞아. 예쁜 이름이야.'
비웃음은 사라지고 예쁜 이름이라며 급하게 수습하는 모양이 큰 웃음을 주지요.
여기서 유래된 신조어가 태세 전환이라는 뜻을 가진 '탈룰라'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당의 명운을 걸고 반드시 정치를 바꾸겠다'라고 결의했습니다.
'절박한 정치개혁 과제를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반드시 실천할 것을 국민 앞에서 엄숙하게 결의하고 약속드립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개혁과 민생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론으로 정했죠.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한 건데 불과 한 달 열사흘 뒤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영 딴판이었습니다.
'검수완박'을 앞세운 검찰개혁 목소리만 가득했거든요.
여기서 '기득권 정당의 나눠먹기식 기초의회 구성을 혁파하기 위한 정치개혁' 얘기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을 위한 협의에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면서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은 우리가 권력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개혁'이라고 했습니다.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당이 왜 풀뿌리 선거제 개혁은 밀어둔 채 검찰개혁, 언론개혁에만 매달리는 걸까요.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민주당이 검수완박에 몰두해 정치개혁은 완전히 박살 나는 정개완박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했죠.
무엇보다 지금 이 논란에 국민은 보이지 않습니다. 진영의 권력 다툼만 보일 뿐이죠.
실제로 여기에 밀려 소상공인 지원과 부동산 세제 개편 같은 민생 법률안도 표류하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은 국민을 향해 국민과 함께해야 합니다.
국민은 정치인의 태세전환, 탈룰라보다는 선거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결 같은 마음을 더 바라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검수완박'에 빠져든 사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