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주인공은 영어 교육을 위해 아들을 아내와 함께 호주로 보내고 '기러기 아빠'를 자처합니다. 그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아픔과 슬픔, 외로움을 홀로 삼키죠.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에는 내력이 있는 걸까요. 17세기 중반 조선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은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선의 양반이나 잘사는 사람들은 자식들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선생을 두어 글공부를 시키는데 이 민족이 매우 중시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글을 읽는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떨까요?
미국의 한 투자은행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국가로 한국을 꼽았습니다.
한국에서 아이를 18살까지 키우는 데 드는 총비용이 2013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 대비 7.8배나 된다면서요. 미국, 일본의 2배입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처럼 믿고 맡길 보육시설이 부족한데다 코로나19로 사교육비 증가 폭은 더 커졌습니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21.5% 증가해, 사교육비 총액은 23조4천억 원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럼 이 돈은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교육비 지출 내역을 보면 4차 산업에 적합한 교육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여전히 예전의 입시 위주 교육에 쓰이고 있고 그 결과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해도 취직이 힘들며 산업현장에선 일꾼이 없다고 아우성이죠.
이런 요인들도 출산율을 떨어뜨리는데 한몫했을 겁니다.
그 많은 저출산 대책과 비용은 어디로 간 걸까요. 도대체 어디에 쓰인 걸까요.
그냥 대책을 세운다고, 돈을 들이붓는다고 해서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부실한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건 아닙니다.
문제를 짚어서 정확히 거기에 투입하는 것. 변화된 미래에 적합한 교육은 이 기본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양육비에 허리 휘는 한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