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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일대가 한산하다. [사진 = 안채린 인턴기자] |
공무원 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한때 청년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혔던 공무원은 일반 기업보다 낮은 보수, 경직된 조직문화 등으로 꺼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정오께 방문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각종 고시학원이 밀집해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이날 노량진 일대는 한산했다. 문을 닫은 상가들도 많았다.
학원가 근처 식당에도 학생들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에도 크게 붐비는 식당 없이 한두개 테이블에만 소비자들이 앉아 있었다. 테이크아웃 커피숍 앞에도 대기줄 없이 바로 커피를 사들고 가는 모습이었다.
노량진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60대 사장 B씨는 "코로나19와 별개로 학생들이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며 "식재료 값도 올랐는데 손님도 줄어서 가게 임대료 내는 것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5672명 선발에 16만5524명이 지원해29.2대1로 나타났다. 이 시험의 경쟁률이 30대1 이하로 내려간 건 지난 1992년(19.3)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1년 93.3대1을 기록했던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수치다.
최근 5년간 9급 공무원 경쟁률은 2018년 41대1, 2019년 39.2대1, 2020년 37.2대1, 2021년 35대1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결과'에서 만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대기업(21.6%)이었다. 공무원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에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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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서울 노량진 고시촌 모습. [사진 = 한주형 기자] |
노량진의 한 독서실 직원 C씨는 "지난해 말부터 학생들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며 "책은 그대로 두고 짐을 빼는 걸 보면 더이상 공무원 준비를 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보수가 적다는 인식도 있고, 이제 정권이 바뀌면서 현 정부만큼 대거 채용이 없을 거란 생각으로 공무원 준비를 꺼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여파에다 공무원 선호도 하락에 노량진 거주 수요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량진의 한 공인중개사 D씨는 "고시원은 공실이 많은 상황이고, 원룸도 줄어든 수요에 맞춰 월세를 5~8
노량진 일대 상가 분위기도 비슷했다. 공인중개사 E씨는 "임대료를 낮추거나 당초 1억원 정도 하던 권리금을 80~90%까지 줄이면서 새로운 매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안채린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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