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 인파가 몰린 모습. [최아영 기자] |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는 3년 만에 개방된 벚꽃길을 찾은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윤중로는 서강대교 남단에서 의원회관 사거리에 이르는 여의서로 1.7㎞ 구간이다. 매년 4월경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서울의 대표적 벚꽃 명소로 꼽힌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면 통제됐고 지난해에는 추첨 예약제로 소수만 입장이 가능했으나, 올해는 단계적 일상회복 속 오는 17일까지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10일 오후 2시경 들러본 윤중로는 완연한 봄 날씨 속 흩날리는 벚꽃에 너도나도 웃음꽃이 만개한 모습이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벚꽃 인증샷'에 열중하는 이도 많았다.
가족과 함께 온 A씨는 "3년 만에 꽃구경을 나왔다. 오랜만에 벚꽃길을 걸을 수 있어 좋다"며 "벚꽃보다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벚꽃 데이트를 하러 온 B씨는 "따뜻한 날씨에 벚꽃이 가득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면서 "코로나에 걸릴까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그보단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밝혔다.
윤중로 인근 식당과 커피숍 역시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등포구가 코로나 유행 상황을 고려해 벚꽃길 내부 취식을 전면 금지하자 주변 상권이 평소보다 훨씬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벚꽃 나들이를 하러 온 C씨는 "친구랑 벚꽃 구경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려다 카페 네 군데를 돌았다"면서 "여기저기 사람이 꽉 차 있으니 벚꽃길 취식을 금지한 게 의미 없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 양재천 벚꽃길을 찾은 시민의 모습. [이하린 기자] |
이날 낮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크게 올라간 만큼 한 손에 겉옷을 들고 있거나 반팔, 반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을 한 이가 많았다. 데이트를 하러 온 커플부터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시민까지 다양했다.
반려견과 함께 꽃구경을 나온 D씨는 "벚꽃 아래서 견생샷(반려견 인생샷)을 남기려 들렀다"면서 "여의도나 석촌호수보다는 사람이 적을 것 같아 양재천에 왔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걷거나 벤치에서 간식을 먹는 이도 곳곳에 보였다. 벚꽃 개화기간동안 구간 내 음식물 섭취와 노점상 영업이 금지돼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또 턱스크(마스크로 턱만 가리고 입과 코를 가리지 않는 것)을 하고 걷거나 사진을 찍을 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얼굴을 드러낸 이도 많았다.
어머니와 같이 양재천을 찾은 E씨는 "근래 본 것 중 사람이 가장 많은 날"이라며 "코로나 불안감도 많이 없어져서 마스크를 슬쩍 내리고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송파구 역시 3년 만에 석촌호수 벚꽃길을 열었으며 워커힐 산책로, 올림픽공원, 선유도공원 등 곳곳의 벚꽃 명소가 주말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서울 지역 외 경남 창원의 진해 군항제, 대전의 대청호 벚꽃축제, 경북 경주 벚꽃축제, 충남 계룡산 벚꽃축제도 큰 축제는 열지 않지만 방문객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인원이 몰릴 수 있는 만큼 방역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벚꽃 명소의 경우 사람들이 몰려 거리두기가 어려운 환경이므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재영 질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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