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은해, 사이코패스 맞아…'불만 표현' 고유정과는 달라"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적 움직임 보인다…꼭 해외로 도피했다고 볼 수 없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자 교수가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31) 씨에 대해 "전혀 공감능력을 읽을 수 없다"며 "사이코 패스가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 이수정 경기대 교수. / 사진 = 연합뉴스

이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거하고 검사를 해봐야 이제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나오는 내용만 토대로 봐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남편 윤 모 씨의 사망 당일 계곡에서 촬영된 영상을 분석했습니다. "'아, 무섭구나. 무섭겠구나. 저 사람을 해코지 하지 말라고 해야 되겠구나.' 이게 공감 능력이다. 지금 이은해의 반응을 보면 전혀 공감능력을 읽을 수가 없고,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되는,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는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며 "이게 주류의 정서로 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포에 대한 둔감성, 그래서 결국 타인에게 잔혹한 행위를 하는 거다. 결국 사이코패스 맞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채널A는 지난 7일 윤 모 씨 사망 당일인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 씨 일행의 물놀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이 씨의 내연남으로 알려진 공범 조현수(30) 씨가 또 다른 공범과 함께 윤 씨가 탄 튜브를 계곡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가거나, 뒤집으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윤 씨는 "내가 미안, 사과할게. 그만해. 유치하고 재미없다"며 두려움을 호소했지만 이를 본 이 씨는 "쟤가 뜨는 게 신기하지 않아? 쟤 어떻게 뜨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교수는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고유정과 이은해가 비슷하다는 의견에 대해 "동기에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고유정 씨는 배우자에 대한 일종의 불만 표현 범죄인데, 이 씨는 분노나 공포 등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다"며 "그냥 도구처럼 '저 사람을 빠뜨려 이익을 얻겠다'는 이런 감정이 (보인다). 우리는 이를 도구적 살인이라고 부르는데, (고 씨와는) 동기에서 180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씨 사건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보인다며 그의 주변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피해자가 이 씨의 남편 윤 씨기 때문에 지금껏 수사기관은 이 씨에 포커스를 맞춰 수사를 한 것 같다"며 "그런데 드러나는 사실로 봤을 때 사실 이런 류의 남성 대상으로 피해를 입히는 일은 15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라며 "당시부터 아마 가출을 해 동거한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복수의 남녀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들이 성인이 된 후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된 것 같고, 문제는 교통사고와 관련한 흔적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 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꼭 해외로 도피했다고 볼 수 없는 게 (지금 범죄 가운데) 대부분은 자기 신원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라며 "대포차나 대포통장 등 여러 공범들이 서로 아이디를 돌려쓴다거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범죄에 가담한 흔적들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씨의 남자친구라고 조현수 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이 씨와 조 씨가 부부관계도 아니고, 꼭 둘이 같이 있어야 되는 이유도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제 자체가 좀 더 넓게, 이 사람들의 지인들, 공범들, 과거 공범들까지 전부 수사를 해야 행적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진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