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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요즘 대학교 동아리, 학회 가입이 취업만큼 어렵다. 취업을 위한 취업이 반복되는 도전의 연속이다. 힘들지만 스펙을 위해 포기할 수도 없다는 학생들은 "뭐 하나 녹록한 게 없다"고 토로한다.
8일 서울 소재 대학교 학생들을 취재한 결과 인기 있는 동아리와 학회의 가입 경쟁률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부터 취업에 관심을 갖다보니 스펙을 쌓기 위해 동아리와 학회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A씨(24)는 지난해부터 교내 학회에 지원하고 있지만 매번 고배를 마시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코로나19 이전에 합격한 사람을 보면 이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19 이후 더 (학회에) 들어가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회에 떨어질 때마다 선배들의 조언을 구해 자소서를 수정하고 면접 답변을 준비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 같은 상황은 지원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성균관대 한 금융학회 임원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B씨(25)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경쟁률이 3대 1을 밑돌았는데 지금은 5대 1을 넘어간다"고 말했다.
경쟁률 상승 원인에 대해 B씨는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이 줄면서 학생들이 공부에 더 집중하게 됐고 그런 학생들이 일찍부터 취업에 관심을 갖다보니 경쟁률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쟁률이 오르다보니 합격자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이왕이면 스펙이 높거나 다른 대회 활동을 경험한 지원자들을 선호한다고 했다. 실제 서류에서부터 인턴이나 타 학회 경험, 관련 자격증 유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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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그러면서 "그런 지원자들과 경쟁하려면 최소한의 스펙을 갖추고 면접에서 본인의 열의를 잘 어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국대에서 금융투자학회를 했던 C씨(26)는 "학회 지원시 자격증이나 인턴 같은 스펙이 필수는 아니었지만, 아무것도 없으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높은 경쟁을 뚫고 서류를 통과하더라도 이후 면접 과정도 만만치 않다. B씨가 속한 학회 면접은 '인성면접' 질문과 전공 지식에 대해 묻는 '테크니컬 면접'이 있다.
B씨는 "테크니컬 면접에서 답변을 준비하기 어려운 기본질문 세 가지를 주고 면접 전까지 하루동안 답변을 준비해오도록 한다"며 "학부생 수준의 공부에서는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들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해 오는지를 확인하여 열정과 관련 지식 수준을 본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합격 기준에도 불구하고 학회 경쟁률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취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B씨는 "학회에서 관련 지식을 많이 쌓을 수도 있고, 유명 학회 출신이면 기업에서 좋게 봐주기도 하는 것 같다"며 "학회에서 가고싶은 직종에 재직하는 선배들과의 만남과 멘토링 등도 학회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고 말했다.
C씨 또한 "학회를 통한 선배와의 연결이 끈끈하여 정보를 얻기에 용이하고, 공부 의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며 학회 활동의 장점을 설명했다.
다만 치솟는 경쟁률과 합격자들의 스펙을 보면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생긴다고 말한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안채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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