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에 있는 강철 기둥 토막을 훔쳐 나오던 도둑이 무거운 나머지 담장 밖으로 던졌는데, 이게 사고로 연결됐습니다.
차량 2대가 부서졌는데, 1만 4천 원 정도 하는 쇳덩이를 훔치려다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물어주게 생겼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어두운 밤, 도로 한복판 지하철 공사 현장에 수상한 그림자가 보입니다.
한참을 걸어간 60대 남성은 바닥에서 뭔가를 주워 담장 너머로 던지고 유유히 공사장을 빠져나옵니다.
도로 위에 떨어진 건 공사에 쓰이는 H빔으로 철강 기둥의 일부였습니다.
운전자는 충돌 1초 전에야 이 철 기둥을 발견했지만 사고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운전자
- "1차 사고 때 튕기면서 1차선 도로 한가운데로 옮겨졌나 봐요. 길어야 한 5m, 도달했을 때 그 H빔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이미 늦었죠."
도로로 던져진 H빔 때문에 차량 2대가 연이어 파손됐습니다.
첫 번째로 부딪힌 운전자는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번째 사고는 대리기사가 운전하다 일어났는데, 치료비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건설사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범행에 의한 사고로 밝혀져 절도범한테 치료비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그 현장에 있을 때는, 사고 접수했을 때는 절도범 (소행인지) 알았겠어요?"
60대 남성이 훔치려던 H빔 토막 2개는 고철로 팔 경우 1만 4천 원선.
하지만, 범행의 대가는 컸습니다.
절도 미수로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수백만 원에 이르는 치료비까지 배상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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