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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집 CG. <사진 제공=연합뉴스> |
전국적인 치킨집 감소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6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빅데이터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에는 3만3928개나 있었던 치킨 전문점 수가 지난해 12월에 들어서는 3만1303개로 8%나 줄어들었다. 2021년 1월이 돼서는 불과 한 달 사이에 치킨집 98개가 증발하기도 했다.
치킨 전문점 매출액은 3년 만에 사실상 반 토막이 난 수준이다. aT에 따르면 2022년 1월 치킨 전문점 매출액 규모는 1633억으로 2019년 1월의 3134억에 비해 48%가량 감소했다. 이는 전월인 2021년 12월과 비교해서도 301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전국적인 '치킨 불황' 속에서 브랜드 치킨집은 성장 일변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치킨 가맹점 수는 2018년 2만5188개에서 2020년에는 2만5867개로 679점포나 늘어났다. 치킨 브랜드의 종류 또한 2019년 438개에서 2021년 701개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치킨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도 2018년 2억3500만원에서 2020년에는 2억8500만원으로 21% 뛰었다.
'치킨 격차'의 여파로 치킨집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치킨 선호 현상도 나타난다. 가맹하지 않고 치킨집을 열면 망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수준이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에 치킨 가맹점을 창업한 양 모씨(29)는 "요즘은 무조건 유명 브랜드에 가맹해 치킨집을 창업하려고 한다"며 "맨땅에 헤딩하듯이 치킨집을 열면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씨의 치킨집은 월 매출 수천만원이 넘는 성공한 치킨집으로 자리 잡았다.
치킨업계에서는 개인 영세 치킨집의 감소가 '예견된 몰락'이었다고 해석한다. 기업의 전문적인 관리를 받는 브랜드 치킨집을 영세업자가 당해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은 본사의 홍보 마케팅의 수혜를 입을 뿐만 아니라 위생 측면에서도 신뢰도가 높다. 또한 치킨은 조리가 정형화된 음식이기에 맛 차별화가 어려워 非브랜드 치킨집이 메뉴 자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가맹점과 비가맹점 사이에 가격 차이도 적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동네 치킨집이 브랜드 치킨집보다 월등히 맛있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대단히 싸지도 않다"며 "소비자들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는 브랜드 치킨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정책의 영향으로 가맹 치킨 전문점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영세 식당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가맹 제의를 이어왔다.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코로나 시기에 폐업을 하려는 점포에 업종 전환을 유도해온 치킨 브랜드가 있었다"며 "아무래도 폐업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업종 전환을 하면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있어 업주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치킨시장 이중구조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영세 치킨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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