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살해시도' 이은해, 매번 내연남과 '현장 답사'

실효된 생명보험, 살해 시도 때마다 살려놔
공개수배에도 행방 묘연…조력자 의심도

↑ 생명보험금 편취를 위해 내연남과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있는 이은해 씨(31). / 사진=인천지검 제공

2019년 6월 벌어진 ‘가평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2명에 대한 지명수배가 내려진 가운데, 용의자 이은해(31)씨와 그의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30)씨가 피해자 윤모(39)씨를 살해하기 위해 세 번의 시도 전 모두 현장 답사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TV조선은 4일 이 씨와 조 씨가 경기 가평 용소계곡에서 윤 씨가 다이빙을 하다 익사하기 전, 미리 현장에 가서 답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두 번의 살해 시도 때도 미리 현장에 가서 답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 전 지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가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친 바 있습니다.

3개월 후에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가 지인이 발견해 윤 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두 장소에서 이 씨와 조 씨가 현장을 미리 방문했다는 현지 증언이 나온 것입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살해 시도가 있을 때마다 피해자 생명보험 효력을 한 달 단위로 살려둔 점도 주목했습니다. 월 납입금을 내지 않아 실효된 생명보험을 잠시 되살린 낸 후 보험효력이 유지되는 한 달 동안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검찰은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계획한 범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당시 보험회사는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경기 가평경찰서는 윤 씨 사건을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습니다. 그러나 유족의 지인이 2019년 10월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제보하며 재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고, 살인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음 날인 14일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해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법조계는 두 사람이 해외로 밀항을 하지 않았다면 국내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씨와 조 씨는 도주 이후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 및 휴대전화 사용 내역, 출국 기록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일부 수사 전문가들은 대포폰 사용 등 이들을 돕는 제3자가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공개수배로 전환했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단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