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게임도 해보고 정기전 응원도 해보고 싶어서 공부 열심히 했는데 이전같지 않대서 많이 아쉬워요..."
최근 대학들이 대면 수업을 확대해 나가면서 대학가는 학교를 찾은 학생들로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그간 맥을 이어오던 학교별 전통은 사라지고 있다. 선배가 후배를 만나 학교 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창구였던 수업, 오리엔테이션, 새내기배움터, MT, 술자리, 축제 등과 같은 대면 활동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2년 간 실종되면서 문화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각 대학 학생회들은 비대면으로 여러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온라인이나 이전보다 규모를 축소해 진행하거나 전면 취소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서울대학교는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숙명여자대학교는 메타버스 상에서 축제를 개최한 바 있다. 또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경우 정기전 응원 행사가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학교 간 친선전 경기와 응원 문화는 대학 유인책 중 하나였지만 이를 직접 경험해보고 세세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축소된 것이다.
특히 MT나 단체 술자리 같이 여러 학번이 소통할 수 있는 행사가 인원제한 조치로 인해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재학생들이 알고 있던 학교의 다양한 문화를 전해줄 기회가 사라진 것이 한몫 했다. 학생회가 주최하지 않는 작은 캠퍼스 문화들은 거의 실종된 것이다. 만우절마다 신입생이 교복을 입고 학교 내에서 짜장면을 먹는 문화나, 학교 앞 술집과 맛집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려대학교 22학번 신입생 유모씨(19)는 "수험생 때 술게임, MT, 사발식, 응원전, 정기전과 같은 각종 행사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대학 생활을 기대했지만 선배들도 학교 관련 문화를 잘 모르고 있었다"며 "오히려 온라인 게시글이나 영상들로 학교에 대해 더 알게 됐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교별로 구전되오던 학교 관련 미신도 사라지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인문대학 캠퍼스 내에 다람쥐가 자주 등장하는 다람쥐길이라고 불리는 좁은 길을 이성 친구와 함께 지날 때 다람쥐가 나타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미신이 있다. 한양대학교는 '88계단'이라고 불리는 긴 계단이 있는데, 시험기간에 이곳을 한 쪽으로 다녀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미신이 전해져왔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 캠퍼스를 자주 방문한 적 없는 신입생들은 이런 내용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 한양대학교 21학번 김모씨(21)는 "1학년 때 학교를 온 적이 거의 없어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가 최근에 학교에서 고학번 선배를 만나 이 얘기를 알게 됐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전통을 전해주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고학년 학생들은 문화를 전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2,3학년인 20·21학번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입학을 한 학생들이라 이들도 윗학번 선배들과 교류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20학번 이모씨(21)는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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