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를 놓고 강원 동해바다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문어잡이 어민들과 관광 낚싯배 선주들 간에 이른바 문어대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급기야 문어잡이 어민들이 해상 시위를 벌이고 낚싯배를 둘러싸,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작은 문어잡이 어선들이 관광 낚싯배를 에워 쌌습니다.
"OO호 멀리 떨어지세요. 낚싯배 영업방해하면 안 됩니다."
문어 주산지인 강원 고성 등 동해북부 해역에서 관광 낚시어선이 올해 첫 영업에 나서자 문어잡이 어선 200여 척이 집단항의에 나선 겁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문어잡이 어민들과 낚싯배 선주들이 갈등을 빚는 건 예전만큼 문어가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5년간 국비 150억 원을 들여 문어 방류까지 했지만 어민들이 잡는 문어는 과거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어민들은 어획량 급감을 관광 낚싯배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문어 조업을 외줄낚시로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는 반면, 관광 낚싯배는 한 번에 20명 정도가 오징어 낚싯줄을 내려 마구잡이로 잡는다는 얘기입니다.
모든 해상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 인터뷰 : 임영식 / 강원 고성군 연승연합회장
- "낚시어선들은 배를 갖고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산란하는 문어까지 다 잡아가는 행위를 하고 있으니까…."
이런 비난에 낚싯배 선주들도 불만이 가득합니다.
1년에 6개월간 문어 금어기를 정해 지켰고, 문어잡이 어민들이 활동하는 수역을 피해 영업하는 등 나름대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송학 / 강원 고성 공현진 낚시어선협회장
- "낚시어선들은 낚시를 접으란 것이잖아요. 오늘도 8마리 잡아서 들어왔어요. 21명 태워서."
지난해 강원도 의회에서 레저보트의 문어낚시 금지 조례를 만들려 했지만, 찬반논란이 거세져 중단됐습니다.
문어잡이와 관광 낚싯배 모두 어민들이 하는 일인데다 양측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동해안 문어대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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