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때"…일회용품 사용 제한에 카페 식당 '시끌'

↑ 1일 서울 시내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 일회용 컵이 놓여 있다. [사진 = 한주형 기자]

"일회용품 규제는 필요하지만, 아직은 좀 힘들지 않을까요?"
1일부터 카페·식당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제한된다.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이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상권 특성 상 잠깐 앉아있다 가시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그때마다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다시 담아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물론 이런 규제는 필요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 매니저 20대 B씨는 "머그컵과 유리잔을 추가로 마련했고, 이번 정책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 일일이 설명해드리고 있다"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한하기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카페·식당 매장에서 일회용 컵과 접시·용기, 포크·수저·나이프 등 일회용 식기, 일회용 나무젓가락 및 이쑤시개, 일회용 비닐 식탁보 등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으로 된 빨대, 젓는 막대 등은 오는 11월 24일부터 규제된다.
하지만 이날 매경닷컴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커피전문점 8곳을 둘러본 결과 일부 매장에선 여전히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만난 소비자들은 대부분 매장 내 일회용품 제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커피숍에서 만난 30대 C씨는 "환경보호를 위해선 꼭 필요한 규제"라며 "개인컵(텀블러)을 들고 다니려면 번거롭긴 하겠지만,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기도 하고 위생 상의 이유로 챙겨다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텀블러에 음료를 담은 20대 D씨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회용품 소비가 엄청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며 "일회용품 사용은 법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지난 2018년 처음 시행됐으나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다만 환경부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단속 대신 계도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을 계속 쓰길 원하는 소비자와 매장 직원 간의 갈등, 업주들의 과태료 부담 우려 등을 고려한 조치다. 환경부는 단속을 진행하는 전국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