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업체 단속 귀뜸…대법 "무죄"

폐기물업체에 현장단속 계획 등 정보를 업체에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1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군청 공무원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군청 환경위생과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민원인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불법 폐기물 반입에 대한 민원이 수 차례 제기한 걸 알게 됐다. 실제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전남과 충북 일대 위법한 장소에 각 200~300t 상당의 폐기물을 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에서는 민원 신고에 따라 현장 단속을 나갔다. A씨는 폐기물업체 운영자에게 민원인 이름과 민원 내용, 현장 점검 예정 일시 등 정보를 알려줘 적발을 피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A씨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폐기물업체에 전달한 정보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민원인 또한 국민신문고나 군청 홈페이지에 실명을 기재해 공개 민원을 여러 차례 올렸을 정도로 민원 내용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던 만큼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도청 측에서 먼저 단속 현장에 사업주가 오도록 요청한 것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