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수락산 등에서 산정상을 알려주는 표지석인 멀쩡한 '정상석'이 사라지는 일이 잇따라 벌어져 경찰이 추적 끝에 20대 남학생을 검거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의 범행 이유가 정상석이 망가지는걸 보며 희열을 느껴 계속 했다고 합니다.
이혁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노원구에서 경기 의정부시와 남양주로까지 이어지는 수락산입니다.
정상엔 산꼭대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석, 정상석이 있었습니다.
최근 이 비석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저는 지금 해발 637m의 수락산 주봉에 올라와 있습니다. 정상석이 있던 자리는 이렇게 흔적만 남았지만 그 옆에 임시 표지판이 새롭게 세워졌습니다."
▶ 인터뷰 : 경기도 남양주시청 관계자
- "(깨진) 조각만 남아 있습니다. 누가 일부러 고의로 깬 것 같아요. 고의로 훼손시킨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등산객
- "정상을 상징하는 표지석인데 그걸 없앤다고 하면 기분이 상당히 나쁘죠. 정상에 와서 찍는 사진이 있어야 기분도 더 좋아지고 하는데…."
최정상인 주봉을 포함해 인근의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의 비석까지 모두 훼손됐습니다.
산 정상으로 향하는 암벽 '기차바위'를 오르내리기 쉽도록 설치된 안전로프 6개가 모두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수락산뿐만 아니라 인근의 불암산 애기봉의 정상석도 사라졌습니다.
훼손된 비석들은 대부분 산 아랫부분에서 발견됐습니다.
산엔 CCTV도 없어 탐문 수사에 집중하던 경찰은 쇠지렛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봤다는 등산객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추적 끝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붙잡힌 범인은 20대 남성 대학생 A 씨였습니다.
A 씨는 "등산객들이 정상석을 두고 허세를 부리는 것에 화가나 돌을 떨어뜨렸는데, 희열을 느껴 범행을 계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이 남성을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