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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대기업 사옥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상황 속 재택근무가 당연해진 직장인이 있는 반면, 업종에 따라서는 사무실이나 현장 출근을 지속한 이도 있다. 재택을 경험해본 직장인은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지만 업무 효율성이나 보안 측면에서 사무실 근무로 돌아가고 싶단 의견도 나온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택근무한 근로자는 11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만5000명에 비해 12배 폭증했다. 올해 초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급확산한 것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재택근무 근로자는 더욱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택근무에 대해 직장인 대부분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줄여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길 수 있는 데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서다. 대면 회의의 번거로움이 줄고 퇴근 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회식이 사라져 좋다는 이들도 있다.
1년 넘게 재택근무를 이어간 직장인 A씨는 "꼭 사무실 출근을 해야만 업무 효율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전엔 생각도 못 했던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업무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재택근무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집에서 온전히 일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오히려 사무실 출근이 낫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B씨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인데 한창 학교에도 못 가고 집에 있으니 죽을 맛이었다"며 "회사에서 편하게 업무를 보는 게 훨씬 좋다"고 밝혔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했으나 회사나 업종에 따라서는 재택근무를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이도 있다. 대표적으로 의료, 교육, 영업, 건설, 생산 등은 업종 특성상 재택이 거의 불가능한 직군으로 꼽힌다.
주류회사 영업팀에서 일하는 C씨는 "같은 회사라 하더라도 경영팀 등 사무직은 주 1회 출근을 하지만 영업팀은 계속 외근이었다"면서 "결국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야 재택을 했는데, 월 목표액은 채워야 해서 전화로 곳곳에 발주 전화를 했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홍보대행사 직원 D씨 역시 "우리 회사는 무조건 사무실에 나와서 얼굴을 비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메신저, 줌 등 다양한 기능을 놔두고 이 시국에 출근도장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효율적으로 재택하는 친구를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대유행이 정점 구간을 지나면서 내달부터는 일부 대기업이 코로나 이전의 근무형태로 회귀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기간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회사 보안 유지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국내 10대 그룹에 속하는 포스코는 내달부터 재택근무를 전격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임산부, 기저질환자, 정부 공동격리자로 지정된 직원, 검사결과 대기자 등에 대한 재택근무는 유지한다.
이에 따라 타 기업의 근무형태 전환에도 이목이 쏠린다. 우선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SK그룹 등은 재택근무 체제를 당분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는 계열사와 업종별
대기업에 종사 중인 직장인 E씨는 "회사 보안 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때마다 불안감이 있긴 하다"면서 "그래도 시스템을 개선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번갈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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