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밀었는데 내 힘에 희열 느껴"…정상석 훼손한 20대 붙잡혔다

수락산과 불암산 정상석 등 산에 설치된 비석과 안전설치물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단순 스트레스에 산을 찾았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수락산 주봉·도정봉·도솔봉·국사봉과 불암산 애기봉 등 경기북부 일대 정상석을 훼손해 주변에 버린 혐의로 20대 대학생 A씨를 붙잡아 입건했다. A씨는 수락산 등산로의 명물인 기차바위 등 안전로프 6개를 자른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이 발각되지 않자 '수락산 주봉'이라고 적힌 정상석을 쇠 지렛대로 훼손해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렸다.
이어 수락산 국사봉, 도솔봉, 도정봉 비석을 잇달아 같은 수법으로 훼손했다. 수락산에서 사라진 정상석 가운데 도솔봉 정상에 있던 표지석은 지난 24일 노원구 직원들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수락산 정상 70m 아래 숲 인근서 발견해 제자리에 돌려놨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다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등산을 시작했다는 A씨는 경찰에 "무심코 정상석을 밀어봤는데 움직이길래 굴려 떨어뜨리기 시작했다"며 "그 뒤 맨손으로 안 움직이는 정상석은 쇠 지렛대 등을 들고 다니며 훼손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힘으로 무거운 비석이 굴러떨어지는 모습에 희열을 느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