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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탑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밟고 있다. [이상현 기자] |
3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A씨는 항공사 카운터 앞에서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간 출입국 과정에서 자가격리가 부담돼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는 그는 "다음 주까지 연차를 냈다. 이제 다녀와도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의 해외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한다고 발표한 뒤 인천공항에 다시금 탑승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당장은 출국하는 사람 수보다 항공권 구매가 더 활발하지만, 인천공항은 본격적으로 탑승객을 맞고자 준비에 나섰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25~27일 공항을 이용한 탑승객 수는 4만6926명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보다 16.84% 증가한 수준이다. 31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한 사람의 수도 2400여명에 달한다. 이날 2터미널로 입국한 사람의 수는 2600여명이다.
한 공항 시설 관계자는 여행객들의 출국은 대개 금요일부터 일요일에 몰려 있다고 귀띔했다. 평일에도 물론 여행 목적으로 출국하는 승객이 있지만, 사업·학업 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모국으로 귀국하는 사례도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평일인 이날은 여행객 수요가 주말보다 적어 공항이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다만 항공기 탑승 시간이 가까워질 때마다 일부 항공사 카운터에 탑승객이 몰려 혼선이 빚어졌다. 한 항공사는 2명의 직원이 30명 남짓의 탑승객을 동시에 맞이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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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2년간 국내의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하비에르씨는 "가서 한 달 정도 있다가 올 계획"이라며 "4~5월 정도엔 한국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국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는 만큼 공항 관계자들도 시설 관리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곳곳에서 시설점검단이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며 방재시설과 편의시설을 점검했고, 미흡한 부분을 기록했다. 아직은 임시 휴점 중인 시설도 일부 있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월 이용객 수는 2019년 588만2519명에서 2020년 60만9516명, 2021년 18만3902명 순으로 급감했다. 이번달의 경우 월말까지 30만명가량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공항도 곧 코로나19 이전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정부가 해외입국자의 의무 격리 면제를 밝힌
이날 공항에서 만난 항공기 부기장 B씨는 "휴직은 안 했지만, 사실상 휴직 수준이었다. 출근하는 날보다 집에 있는 날이 많았던 게 한 2년"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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