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계곡 남편 익사' 용의자 30대 女, 예능 TV 출연했다는데…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도주해 공개 수배된 이은해(31·여)씨가 과거 유년기 시절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씨가 출연한 방송은 2002년 3월 MBC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인 신동엽씨가 건축가와 함께 어려운 가정의 집을 개조하거나 선물해 주는 예능이었다.
이씨는 방송에서 장애를 가진 부모와 출연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초등학교 6학년이던 "크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고 했다. 이씨 아버지는 "국가보조금 45만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 은해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해 잠을 못 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씨 가족은 시종일관 화목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씨는 "부모님의 휠체어를 보관하느라 자신의 방을 쓸 수 없다"라며 "부모님과 방을 같이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해 진행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깨끗하게 변한 집을 본 이씨는 환하게 웃으며 "엄마 아빠가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고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저도 받은 만큼 나중에 크면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방송 영상은 20년 만에 재조명돼 30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상으로 퍼졌다. 누리꾼들은 "순진했던 아이가 왜 저렇게 변했을까" "괴물이 된 딸을 보며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보면 볼수록 무섭다"고 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는 살인 혐의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남)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내연관계로 알려진 이들은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사망 당시 39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