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너무 많아…방역 방침 수정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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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구 보건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
많은 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대학 기숙사에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적절한 대처 없이 학생을 기숙사에서 내보내면서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권의 한 주요 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지난 12일 PCR 검사를 받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를 학교 측에 알리자 "기숙사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A 씨는 학교 측이 마련한 기숙사 격리 동에 머물렀는데, 이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뒤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로 머무는 곳일 뿐 7일 격리는 자택에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남 창원이 본가인 A 씨는 결국 KTX를 이용해 자택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 씨는 "본가가 (기숙사) 근처면 솔직히 괜찮다"면서 "또다른 기숙사생 친구는 버스를 타고 거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보건소에 사정을 이야기하니 원래는 그러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습니다. 장거리 이동을 하며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한 것입니다. A 씨는 또 "가장 억울한 건 주말에도 확진자가 생기는데 기숙사 행정실이 주말에는 업무를 안 한다는 것"이라며 학사행정 공백을 비판했습니다.
해당 학교 재학생들은 "확진되어도 기숙사에 남겠다는 사람들 입장도 이해가 간다. 당장 갈 곳이 없다", "기숙사에 화가 나는 건 일관된 대응이 없기 때문이다", "식당은 막아놓으면서 방은 두 명이 같이 쓰고 화장실은 공용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일부는 "남에게 폐 끼치기 싫어서라도 자가격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기숙사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습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자가진단 결과 양성이 나오면)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동에서) 대기하다가 양성이 나오면 외국인은 별도의 격리동으로, 내국인은 자택 격리로 안내하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너무 많아 방역 방침 수정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서울권 대학의 경우 4인 1실인 기숙사를 2인 1실로 바꾸고 기숙사의 한 층을 확진자들을 위한 격리 장소로 쓰고 있습니다. 격리기간은 10일로 정하고 특정 장소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식사를 해결하도록 조치하기도 했습니다.
대학 기숙사생들의 격리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자체에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다만, 연일 수십만 명 규모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실효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 이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hhy12204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