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히자니 부작용 걱정, 안 맞히면 불안"…내일부터 5~11세 소아 접종

↑ 방역당국이 만 5~11세 소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초 접종을 오는 31일부터 시작한다. 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에 5~11세 소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호영 기자]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만 5~11세 소아용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사전예약률이 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면역 저하자, 당뇨 등 고위험군 소아에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나 자녀의 접종 여부를 놓고 학부모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31일부터 전국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 1200여곳에서 소아·아동 대상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소아접종에는 화이자 백신을 사용한다. 대상자는 만 나이 기준 5~11세로, 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동부터 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소아까지다. 접종은 8주 간격으로 유효성분 용량이 성인용의 3분의 1수준이 소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접종 시에는 이상반응 점검 등을 위해 보호자나 법정 대리인이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28일 기준 예약률은 1.3%(314만7942명 중 4만925명)에 그쳤다.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는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학부모는 "저희 아이는 백신 못 맞추겠다"며 "백신을 맞고 남편과 저 둘다 너무 아팠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무섭다"고 토로했다.
앞서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24일 발표한 '5~11세 코로나19 예방접종 학부모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학부모들의 고민이 잘 드러난다. 전국 초등학생 학부모 35만911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자녀에 대해 '접종 의향이 있으며 최대한 빠른 접종을 원한다'는 비율은 7%(2만5079명)에 그쳤다. '접종 의향 있으나 조금 지켜보고 싶다'는 29.1%(10만4723명)였다. 실제 예방접종 사전 예약에서는 이보다도 더 적은 인원이 접종을 신청한 셈이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 소아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5~11세 소아의 경우 누적 발생률(인구10만명당)은 2만2162명으로 12~17세 1만7526명, 18~59세 1만2241명과 비교해 가장 높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자율접종을 시행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소아의 경우 백신접종이 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