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한국인 청년 2명이 "더 이상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며 무단 입국한 이들은 지난 28일 KBS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KBS는 이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치값을 추적해 인터뷰 당시 르비우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자신들을 국제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청년 2명은 복면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들은 "저희 신상 뿐 아니라 가족들의 신상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의용군 지원 이유에 대해 "일반 시민들과 어린아이들이 죽고 다치는 걸 그냥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달초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이들은 알려진 것보다 한국인 의용군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어떤 장교는 40명이라고 했었고 또 의용군 모집관한테 따로 얘기해봤는데 20명 정도 된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3일 러시아군이 쏜 30발의 미사일에 폴란드 인근 야보리우 훈련소에서 수십명이 사망했는데 자신들도 그때 그곳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파편으로 팔쪽 부근을 맞았는데 같은 소대 친구인 폴란드 친구가 업어주고 '정신 차려라' 하면서 살려줬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의용군으로 참전한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함을 느꼈다면서 "히어로 판타지물 그런것도 아니고 진짜 팔 다리 날아가고 살점 다 태워지고 정말 그 자체"라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참혹하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지원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한국인 의용군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진심인 만큼 과도한 비난은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또 "부모님께 걱정 끼쳐 죄송하고 무사히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커뮤니티 도움으로 인터뷰한 취재진은 빨리 빠져나올 것을 권유했지만 이들은 전쟁이 끝나면 귀국하겠다고 거절했다.
한편 정부는 국제 의용군 참가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무단 입국한 사람은 9명이며 6명은 여전히 체류중이라고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