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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후 헝가리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아니따 양이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할머니 남루이자씨와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7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 31명이 오는 30일, 내달 1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30일 도착하는 이들은 영유아·어린이 8명과 여성 13명 등 21명, 1일에는 어린이 6명과 여성·노약자 4명 등 총 10명이 입국한다.
입국을 앞둔 고려인 동포 31명은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다, 러시아 침공 후 인접국인 몰도바·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 등지로 피신했다. 그간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이곳에서 피난 생활을 이어갔다.
이에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항공권 15매를 지원했고, 광주YMCA 250만원,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 150만원, 박용주 씨 200만원, 최영규 씨 100만원, 영광교회 60만원, 고려인마을 주민 500만원 등 성금을 모아 항공권 비용과 경비를 마련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가 입국해 광주고려인마을 가족과 재회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집단 입국은 처음이다.
이달 13일 최비탈리(64)씨의 손자 최마르크(13)군이 가족에게 돌아왔고, 22일에는 남루이자(56·여)씨의 손녀 남아니따(10)양이 고국 품에 안겼다.
광주고려인마을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해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려인들이 모여들면서 현재 5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야 광주고려인마을 대표는 "성금을 통해 입국 경비 마련에 힘쓴 지역사회와 고려인마을 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고려인은 구소련 붕괴 이후 독립 국가 연합의 국가들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몰도바 등에서 살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고려인 동포들은 거주지를 잃게 된 데 이어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혐오 피해를 받고 있다.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부산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 아동 들은 러시아어를 쓴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동포도 학급 친구들로부터 "러시아가 잘못했으니 네가 대신 사과해라"는 비난을 들었다고 전해졌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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