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허경환 회사서 27억 빼돌린 동업자 2심서 감형…왜

↑ [사진 출처 = 생각엔터테인먼트]

개그맨 허경환 씨가 운영하는 식품회사인 허닭에서 약 27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동업자가 2심서 감형 받고 결국 법정 구속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혐의 대부분을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A씨가 일부 횡령 금액을 반환하고 법원에 3억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죄질이 좋지 않고 사기 범행에 관해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을 면할 수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그동안 재판을 받아온 A씨를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허씨가 대표로 있는 '허닭'에서 감사를 맡아 회사자금 총 27억36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회사 법인통장과 인감도장, 허씨의 인감도장을 직접 보관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별도 회사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허닭의 자금을 수시로 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계좌이체 횟수만 600여 차례에 이른다.
A씨는 또한, 허씨의 이름을 허위 기재해 주류 공급계약서를 위조하고 세금 납부를 도와달라며 1억원을 허씨에게 빌린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금액은 아파트 분양대금, 유흥비, 채무변제금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어 지난 2020년 3월 혈중알콜농도 0.21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으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A씨가 항소하지 않았다.
앞서 허씨는 지난해 초 사기 피해가 처음 공개되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A씨가 통장을 100개나 만들었더라. (빚이 많았는데) 몇년치 내역을 맞춰보니 운영을 잘못한 게 아니라 A씨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우리 돈으로 빼서 돌려쓴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사건 당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밝히면서 "이제 빚을 다 갚고 회사가 더 탄탄해졌다. 비싼 수업료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허닭은 지난해 프레시지에 인수돼 허경환·김주형 공동대표가 프레시지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닭은 '허경환 닭가슴살'로 유명세를 얻어 간편식 시장 등에 진출하면서 지난해 약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