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대체급식을 먹고 있다. [박형기 기자] |
24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지난 14~18일 서울·경남·강원 지역 초·중·고등학교 1374개교의 급식 조리종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57개교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 등으로 인해 결원이 발생했다. 결원 발생 학교의 57.6%인 379개교가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467개교 중 237개교에서 급식 조리종사자 결원이 생겼는데 이 중 인력난 등으로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한 학교는 42.6%인 101개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강원 지역에서 조사한 초·중·고등학교 70개교 중 28개교에서 급식 조리종사자 결원이 발생하고 16개교(57.1%)에서 그 결원을 채우지 못했다.
경남 지역에서는 초·중·고등학교 837개교 가운데 392개교에서 급식 조리종사자 확진자가 나와 결원이 발생했다.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못한 학교는 262개교(66.8%)다.
일례로 광주의 한 고교에서는 급식실 근무인원 8명 가운데 7명이 확진돼 급식실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제주 학교에서는 급식실 종사자 3~4명이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특히 읍면지역 학교의 경우 전체 급식실 종사자 수가 2~3명에 불과해 코로나 확진으로 1명이라도 결원이 생기는 경우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당초 교육부에서는 학교 핵심인력인 급식 조리종사자가 확진·격리됐을 때에 대비해 학교별 업무연속성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급식 조리종사자가 1~2명 격리될 경우 학교와 교육청 대체인력 풀을 활용해 공백을 메우고 전체 격리 시에는 단축수업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거나 대체식을 제공하는 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시락 지참도 가능하게끔 했다.
실제로 급식 조리종사자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한 일부 학교들은 길게는 1주일까지 대체식을 제공하고 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대체식이 빵, 떡, 음료 등 간편식으로 제공되면서 '부실급식'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체식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학날부터 급식조리종사자 4명이 확진돼 대체식을 제공했다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빵, 떡 등 대체식이 필요하다 보니 업체들도 물량이 딸려 대체식 업체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급식실 조리종사자 인력이 부족한 채로 정상급식을 강행하는 학교들도 있다. 강원 지역에서 급식실 조리종사자 결원이 발생한 28개교 중 9개교는 대체인력을 충원하지 못했는데도 정상 급식을 진행했다. 학교에 남은 급식 조리종사자들은 늘어난 업무량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급식실 조리종사자 인력난에 학비노조 측은 지난 8일 성명서에서 "코로나로 인해 학교급식 인력에 공백이 생겨도 대체인력은 투입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학교급식을 책임져 왔지만, 이제는 사명감과 희생만으로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비노조 측은 이어 "교육당국의 방기와 무책임이 코로나 국면에 극명히 드러났고 학교급식 노동자와 학교급식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교육당국은 이제라도 대체인력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학교급식 노동자의 1인당 식수인원은 타 공공기관에 비해 2~3배나 높다. 이에 비해 학교급식 조리노동자의 1인당 식사 제공 담당인원은 지난해 기준 평균 146명으로 군대 75명, 병원 32명, 공공기관 64명보다 훨씬 많다.
학비노조 측은 "학교급식 노동자는 급식의 특성상 정해진 시간에 급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압축노동, 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부족한 인력 문제로 학교급식 노동자는 근골격계질환과 폐암 등 직업성 질환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악화하면서 전국 학교에서는 대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 자료를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