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입주…지지자들 열렬한 환영 속 귀향

↑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천여명의 환영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변 진입 도로는 몰려드는 차량들로 인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사저 앞에는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지지자 등 경찰 추산 5000여명이 운집했다.
이날 오후 12시 15분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사저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번갈아 가며 연호했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지만 힘들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4년 전 1998년 이곳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여러분"이라며 "달성군을 구석구석 다닌 만큼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고 이제는 또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 좋은 인재들이 대구 도약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는 10여분 간 소감을 밝힌 후 사저로 곧장 들어갔다. 달성군은 대구에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이다. 비례대표였던 제19대 국회를 빼고 16∼18대 총선에서 내리 달성군에서 의원직을 지냈다.
다만 이번 대선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들어간 후 취재진과 만난 유영하 변호사는 "대선 결과 관련해 말씀을 안 하셨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방문한다고 언론을 통해 접했는데 연락이 오면 박 전 대통령이 결정해 그때 알리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지금은 건강이 100% 완치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며 "통원치료에 대해서는 개인 의료 정보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는 박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시작한 지 1분여만에 40대 남성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져 잠시 큰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소주병이 날아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 주변을 긴급히 둘러쌌고 주변으로 소주병 파편이 튀었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특수상해미수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일부 지지자들은 귀향한 박 전 대통령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마을 주민 김모(70)씨는 "박 전 대통령과 이제 진짜 이웃사촌이 됐다"며 "이제는 남은 여생은 고향에서 편히 쉬면서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행사에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를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김관용 전 경북지사 등 지역 단체장과 정치인 등도 대거 찾아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축하했다. 경찰은 이날 병력 1500여명을 투입해 교통정리, 경비, 안전사고 방지 등에 진땀을 흘렸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입주하면서 경비도 한층 강화됐다. 이미 사저 앞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차단막도 설치됐고 담장 위에는 불투명 유리를 추가로 설치해 사저 안을 볼 수 없도록 했다. 담장 주변에는 CC(폐쇄회로)TV도 10여개 추가로 설치했고 경찰도 인력을 추가 배치해 사저 주변 경비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 사저 내부를 촬영하기 위해 드론도 많이 떠 다녔지만 이날부터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드론 비행도 전면 금지됐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 사저에 입주하면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도 주목된다. 지역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런지 아니면 사저에만 머물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할 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2일 지병 치료차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지난해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0시로 구속 4년 9개월 만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기존 주택이 벌금 미납으로 공매처분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