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괴사인데'...훈련병 윽박지른 군의관 징계 방침

공군 "유사 사례 발생 방지 위해 이번 사례 전 의무부대 전파·교육"

하반신 통증을 호소하던 공군 훈련병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고관절 괴사 소견을 받아 의병 전역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늘(23일) YTN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공군에 입대한 홍 모(22) 씨는 훈련 2주차 때 접질리며 오른쪽 허벅지와 골반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에 공군 교육사령부 기지 병원을 찾았지만, '근육이 놀란 것같다'는 진단과 함께 진통소염제와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하지만 홍 씨는 다리가 올라가지 않는 증상까지 생기자 기지 병원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당시 홍 씨는 엑스레이(X-ray) 촬영을 요청했지만, 군의관은 "엑스레이 촬영은 힘들 것 같다"며 이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주차 행군까지 마친 홍 씨는 통증이 급격히 심해져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홍 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군의관은 다리를 몇 번 움직여보더니 "이게 응급진료로 올 일이냐"고 되레 윽박질렀다고 했습니다. 홍 씨에 따르면 또한 군의관은 "네가 밖에 있었으면 이런 거 가지고 민간 병원 응급실에 가느냐"고 폭언했습니다. 홍 씨는 "의사가 그렇게 얘기하는 걸 한 번도 못 봤는데, 속상하고 놀랐다"고 했습니다.

홍 씨는 후반기 교육까지 마치고 공군 8전투 비행단이 배치됐습니다. 결국 증상이 생긴 지 약 두 달 만인 같은 해 6월 말 국군춘천병원에서 CT와 MRI 촬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검사에서 홍 씨는 '고관절 스트렛 골절' 및 '무혈성 괴사' 소견을 받아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 그는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았고 민간 재활병원과 국군수도병원 입원을 반복하다 심신장애 5급 판정을 받아 입대 7개월 만에 의병 전역했습니다. 홍 씨의 아버지는 "우리 자식은 장애인이 됐는데, 훈련소대장, 교육사령관, 사과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에 공군은 홍 씨 전역 뒤인 작년 12월쯤 군의관 3명과 훈련소대장 1명에 대한 감찰을 실시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주 징계심의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관계자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유사 사례 발생 방지를 위해 이번 부실진료 사례를 전 의무부대에 전파해 (다른) 군의관에게 교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군 관계자는 "교육사 기지 병원에선 '동일 증상 재진 훈련병 집중 관찰'을 실시하는 추적 진료 관리팀을 운영하는 등 장병 진료체계를 개선했다"며 "점진적으로 이 제도를 모든 부대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