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발간하는 교지가 학교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전량 수거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칫 학내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범기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25일 발간된 중앙대학교 교지입니다.
대학 총장이 '학교는 학생들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식의 풍자가 여럿 등장합니다.
문제는 이 교지가 배포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량 회수됐다는 점입니다.
만화 내용이 총장을 조롱했고, 일부 기사는 주간 교수의 검토를 얻지 못했다며 학교 측이 전격 수거했습니다.
▶ 인터뷰(☎) : 노지영 / 중앙문화 편집장
- "지난 25일 저녁에 언론매체부장님이 편집장 동의 없이 책을 수거해 갔어요. 지금 편집인 성명서와 언론 6사 공동 성명서를 통해서 학교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공식 답변을 피했지만, 정당한 배포권 행사를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대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이틀 만에 교지 배포를 허가했습니다.
이처럼 본부 측 제지로 대학 언론이 제 기능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학내 여론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한신대의 경우 지난 5월 오보를 이유로 학교 신문 발행이 중단된 후 무려 6개월 가까이 신문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국 대학 교육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수십 년간 학내 공론장 역할을 해 온 대학 언론, 자율성과 독립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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