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얘기라면 나가주시죠.'
꿈 많은 프랑스 여대생인 주인공은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되는데, 아이를 낳으면 미혼모가 돼 사회진출이 막히고, 낙태를 하면 1963년 당시 감옥에 가야 하는 법 그 중간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좌절하지 않겠다며 절규합니다.
요즘 일본은 산부인과에서 익명으로 아이를 낳은 첫 비밀 출산 사례가 발생해 떠들썩합니다. 일본 현행법에 저촉되는데도 불구하고 구마모토시가 부모 이름 없는 비밀 출산 아이의 출생신고를 받아주기로 했거든요.
총리도 '현행 제도 아래서 가능한 일'이라고,
후생노동상도 '현행 의사법, 아동복지법상 문제가 없다.'라며 이렇게 해서라도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영ㆍ유아 유기나 살해 같은 비극을 막아보려는 겁니다.
그럼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OECD 꼴찌인 한국은 어떨까요.
'키우고 싶어 옷이며 이것저것 나름 준비했지만 임신 5개월부터 아기 아빠는 연락두절, 혼자라도 키우려 해 봤지만 당장 아기 병원비도 어려워 이런 선택을 하게 됐어요. 아기 좀 잘 부탁합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아기와 함께 들어있던 편집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 땅의 젊은 미혼모들에게 우리는 과연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2012년, 친부모에 의해 출생신고가 된 아이만 입양이 가능하게 법이 바뀌면서 신분 노출을 꺼리는 미혼 부모들은 베이비박스에 폭발적으로 몰렸습니다. 2009년부터 지난 2월까지 2천 명에 달하는 아기가 맡겨졌지요.
'사실상 아기를 유기하는 범법행위'라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베이비박스를 금하고 차라리 익명 출산을 허용하라'라고, 조오섭, 김미애 두 의원이 프랑스나 독일처럼 익명 출산을 허용하는 특별법안을 제출했지만, 입양을 조장한다는 일부 여론에 익명출산안은 2년째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정부는 한술 더 떠 민간 병원에서 산모와 아기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출생통보제'까지 시행한다지요.
위기에 처한 여성이 안심하고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게 하는 건, 이제 개인이나 병원에 떠넘길 일이 아닙니다.
아이는 바로 우리 공동체 전체의 미래니까요.
미래를 어떻게 키워나갈까 고민하는 건 국가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아닐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익명 출산' 검토할 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