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연합뉴스] |
지난해 한 업체로부터 자소서 대필을 받은 2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 A씨는 "돈을 내면 글을 뚝딱 써주니 '스카이캐슬'이 따로 없구나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A씨는 "대학 입시부터 취업까지 지속적으로 자소서 컨설팅을 받은 지인들도 있다"며 "'남들 다 하는 일인데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19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취업문 통과를 위해 자소서나 이력서를 대필받는 취업준비생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일단 붙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자신을 소개하는 글마저도 대필을 받는 건 일종의 꼼수"라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인터넷 카페나 중고거래 커뮤니티 등에서는 '자소서 대필'을 의뢰하거나 맡겨달라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필은 아니지만 '자소서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체에도 취업준비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자소서 컨설팅을 받아봤다는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B씨(27)는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 신상정보와 주요 '스펙'들을 알려주면 거의 대신 써주다시피 작성 요령을 알려준다"며 "없는 일을 지어내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 도움은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대학교 학업계획서 등을 전문으로 작성해주는 모 업체에서는 "국문 1200자 기준 이력서 3만원, 자기소개서 6만원" 등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을 모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업체는 "작성에는 평균 2~3일이 소요되고, 추가요금을 내고 '빠른 서비스'를 신청하면 24시간 안에도 작성해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취업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AI) 서류심사를 도입하는 등 자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편법 문화' 방지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대필업자가 그럴듯하게 꾸며주더라도 내 스펙을 갖고 쓰면 허위로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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