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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한국공항공사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LCC(저비용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왼쪽 5번째)과 국내 LCC 대표들이 코로나 사태 조기 극복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공항공사] |
18일 한국공항공사(사장 윤형중)에 따르면 전날 7개 LCC 사장은 공사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LCC CEO 간담회'에서 코로나 사태로 발이 묶인 지방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정상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백신 접종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를 전격 면제하는 21일을 나흘 앞두고서다.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조치는 사실상 해외여행 빗장을 푼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코로나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극복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인천공항 뿐만 아니라 입국자 검역 강화를 위해 중단된 지방공항 국제선에도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확한 일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LCC는 인천공항발 중단거리 국제노선을 운항하지만 상당수는 부산 대구 양양 청주 등 지방공항을 거점화해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지방공항 국제선 여객(2032만명)의 48%(992만명)를 담당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김해, 제주, 대구, 청주, 양양, 무안 등 6개 지방공항 국제선은 문을 닫았다. 정부가 입국 방역 효율화를 위해 2020년 4월 인천공항으로 국제선을 일원화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김해·대구공항만이 2개 국가, 3개 노선, 주 8편을 운항중인데 이 마저도 악화된 지역 여론을 감안해 허가한 부정기편이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엔 6개 공항에서 53개 항공사가 13개 국가, 156개 노선, 주 2495편 운항했다. 2년여 만에 하루 평균 6만5965명이 이용하던 국제선 여객은 140명(0.2%)으로 쪼그라들었다.
화물 운송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수요에 의존하는 LCC는 생사의 기로에 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로 제주항공 3234억원, 티웨이항공 1570억원, 진에어 1942억원을 추정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2년간 쌓인 영업손실은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 진에어는 자본잠식에 빠졌고, 자본 잠식 상태를 면한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이 기간 부채비율이 각각 855.6%, 588%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방공항 국제선을 단계적으로 열겠다고 발표해 희망을 걸었지만 오미크론 출현으로 무산됐다.
LCC는 위기 조기 극복 방안으로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해제 △해외입국자 PCR 검사 면제 등 검역 절차 간소화 △항공사 초기 비용부담 완화를 위한 사용료 감면 △ 공동 프로모션 지원 등을 요구했다.
특히 지방공항 방역 인력이 인천공항에 집중돼 국제선 조기 재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LCC 대표는 "지방공항 방역인력을 인천공항으로 집중해 지방공항은 사실상 폐쇄상태"라면서 "이 상태로는 국제선 재개가 불가능한 만큼 실현 가능한 방식을 당장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증상 입국자에게 시행하는 PCR 검사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체 채취후 결과를 확인하는 4~5시간 동안 다른 비행기를 받을 수 없어 항공수요를 제대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중국 칭다오에서 김해공항으로 도착하는 부정기편의 경우 유증상자가 나오면 밤 11시 30분께 여객 처리가 끝나 정기편이 열리더라도 하루 최대 5대 이상의 항공기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해공항에 마련된 격리실은 29곳에 불과하다. 한 LCC 관계자는 "지방공항에서 유증상자에 대한 PCR 검사 체계는 국제선이 재개돼도 정규 노선 편성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면서 "정부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양성 결과도 코로나19 확진자로 인정하기로 한 만큼 PCR 검사를 RA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는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방역·안전 태세를 갖추고 앞당겨 맞이하는 것"이라면서 "항공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제선 운항재개를 앞당기고, 항공업계와 지역경제 조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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