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 현장에 투입된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장병들이 열악한 격리시설을 비판하며 "군인 대우가 이래도 되냐"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열악한 격리소, 그리고 복무 중인 병사들이 받고 있는 부당함에 대하여 제보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강원도 동부전선 8군단 소속 모 여단에서 복무 중인 장병이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지난 6일 자로 저희 부대는 강원도 울진 삼척 부근 대형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며 "그 과정에서 몇몇 인원이 코로나에 확진돼 돌아왔다. 지난 11일 중대 자체적으로 신속 항원키트 검사를 통해 코로나 확진 여부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A씨는 "양성자가 나오자 저희 중대는 확진자들을 타 부대의 격리소로 보내게 됐다"면서 "그러고 난 이후에도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들을 파악하며 이틀에 걸쳐 PCR검사 및 접촉자들을 모두 현재 제보자가 위치해 있는 격리소로 보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격리소가 극심히 열악한 상태에 대해 전해드리겠다"며 자신이 생활했던 격리시설 사진을 첨부했다.
A씨는 "현재 임시로 있는 격리소는 모두 컨테이너로 되어 있으며, 컨테이너 내부 침상 위는 신발로 밟힌 자국이 그대로이고, 먼지와 쓰레기도 그대로인 말 그대로 방치된 지 꽤 오래된 수준의 상태"라면서 "저희가 자체적으로 청소를 하려고 했지만, 청소도구가 존재하지 않아 가지고 온 휴지로 누울 자리만 임시방편으로 닦고 그 위에 모포를 깔아 누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화장실 누수로 인하여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세탁기 또한 사용 불가능한 상태"라며 "불출되는 도시락의 상태 또한 다 식은 상태로 불출되며, 그 어떠한 도움이나 지시도 받지 못한 상태로 병사들은 이곳에 방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격리소에 잔류한 인원들은 거주 공간의 형평성, 그리고 열악한 상태로 인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이 이상 거주하기 힘든 상태"라며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젊음을 희생하는 국가의 군인들이 더 이상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제보를 통해 간곡히 부탁드리는바"라고 촉구했다.
이에 8군단 측은 "먼저, 이번 일을 겪은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지난 11일 해당 부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여 장병들을 긴급하게 임시격리시설로 이동시켰고, 역학조사 후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분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밀접접촉자는 민간격리시설(콘도)로 이동 시켜 관리하고 있으나, 당시 일시적인 수용인원 초과로 일부 인원들을
그러면서 "부대는 임시격리시설에 입소한 장병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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