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산모 분만 병상 수는 전국 160개 불과
전문가들 "지역 거점으로 한 분만 전문 의료기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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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확진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를 옮기는 간호사. / 사진 = 연합뉴스 |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절정에 이른 가운데 최근 임신부들이 분만실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증가하며 임신부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용인에 사는 임신 38주차 A(34)씨는 출산이 임박한 확진 산모가 분만실을 찾아 헤매다가 헬기까지 타고 이송됐다는 보도를 본 이후 최근 열흘 여 간 한 번도 외출하지 않았습니다.
A 씨의 남편은 출퇴근을 하며 지난 한 주 동안 자가진단키트를 4개나 사용하며 코로나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A 씨는 "유난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막달에 확진이 됐다가 진통이 왔을 때 병원에 가지 못하면 태어날 아이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절정에 이르며 A 씨처럼 불안감을 호소하는 임신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임신부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분만실 부족과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1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재택 치료를 받던 평택의 확진 산모가 30여 곳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당한 끝에 헬기를 타고 이동, 신고 5시간 40분 만에 300여km 떨어진 경남 창원의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 9일에는 광명의 산모가 길에서 6시간을 헤매다 130km 떨어진 충남 홍성에서 출산했고, 지난 8일에는 광주에 사는 산모가 헬기로 타고 이동해 200여km 떨어진 전북 남원으로 이송되는 등 비슷한 사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는 총 595명입니다. 역학조사 간소화로 인해 2월 15일 이후에는 확진자의 임신 여부는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2월 중순 당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대 9만여 명, 최근엔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으면서 현재 확진 임신부 수는 2천 명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확진 산모 분만 병상 수는 전국 160개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이번 주까지 병상 수를 252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확진 산모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건강보험에 '분만 격리관리료' 항목을 신설했습니다. 이는 확진 산모의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에 가산 수가 300%를 적용하는 항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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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확진 산모의 분만 수술을 준비하는 의료진. / 사진 = 연합뉴스 |
확진 산모를 수용했을 때 병∙의원이 얻는 이익을 높여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이 가능하게끔 유도하려는 조처이지만 현장에선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확진 산모가 분만 중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경우 관련 전문의가 없는 일반 병원에선 대처가 어렵다"며 "자칫하다 의료사고로 이어질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는 문제도 뒤따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만 전문 지역거점 의료기관'을 마련하는 게 병상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동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전반적으로 의료 여건이 어렵더라도 공공 의료기관이 나서서 분만 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을 거점별로 마련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산부인과 의사 부족 문제도 심각한데 이번 팬데믹을 거울삼아 필수 의료 인력들이 충분히 갖춰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
'임신부 코로나 확진 걱정 없이 출산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코로나 확진 임신부 입원 치료 및 출산 매뉴얼 강구바랍니다', '코로나 시대 임산부의 출산 관련 제안드립니다' 등의 청원은 16일 기준 각각 3340명, 1912명, 1330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