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권위 "외국인 강사 차별적 학력기준 개선" 권고 불수용

↑ 국가인권위원회 [사진 = 연합뉴스]

외국인 학원 강사에 대해 4년제 대학 졸업 학력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적 대우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대해 교육부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학원법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권고했으나, 지난달 24일 교육부는 "자격 미달로 인한 부실 교육 등의 폐단을 방지해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확보하고 학습자를 보호하려는 합리적 사유에 근거한 것"이라며 사실상 수용 거부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가 문제삼은 규정은 학원법 시행령의 '학원 강사의 자격기준'으로,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에 대해서는 4년제 대학 졸업자에게만 학원 강사 자격을 인정하도록 한 규정이다. 인권위는 이를 두고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은 고용영역에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강사에 대해서만 '4년제 대졸'이라는 차별적 기준을 인정하려면 외국 대학과 우리나라의 대학의 수준이나 교육과정이 다르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하는데, 교육부는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인권위는 강사의 최종 학력보다도 한국어 능력, 전공과 강의과목의 관련성, 해당 분야 자격증 유무, 강의 경력이 교습에 질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조사 과정에서 교육부는 "한국인 학생에게 학습 내용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한국어 소통능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 보편적 판단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인권위는 "외국인이 단지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고 전문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한국어 소통능력이 더 뛰어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