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스월드 대회 생방송 현장에 난입해 '여성 상품화 반대'를 외쳐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지구의 절반은 남자이고, 절반은 여자. 남녀 간 벌어지고 있는 젠더 문제는 이제 새삼스러운 갈등이라고 보기도 어렵지요.
말 많고 탈 많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선거 내내 불거졌던 2030 청년 남성과 여성 간의 대립은 가라앉긴커녕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문 공약을 낼 때만 해도 그저 '피해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성추행 가해자를 비호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여성가족부를 겨냥한 대선 캠페인의 하나로 여겨졌었지만, 요즘 일부 여초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찍은 '1번녀' 또는 윤 당선인을 뽑은 '2번남'을 지칭하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물론 안 좋은 의미로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여성가족부에 폐지 공약을 지키겠다며, 인수위 구성에도 여성에게 30%를 할당했던 문재인 대통령 때와 달리 철저하게 능력 중심의 인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대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젠더 이슈를 재점화할 기세니,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한 차례 뜨거운 감자가 될 조짐이 보입니다.
주객전도.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본말이 바뀌었다는 말이죠. 여성가족부의 폐지, 존속이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꼬리라면, 양성평등, 저출산, 가족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룰 조직개편과 아직도 갈 길이 먼 여성 인권 향상은 바로 몸통입니다.
OECD 29개국을 대상으로 여성의 근로, 교육, 생활여건 등 양성평등 실태를 수치로 산출한 결과는 한국이 10년 연속 꼴찌. 제발 꼬리가 아닌 몸통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주길 바라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젠더 갈등 이젠 끝내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