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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연합뉴스 |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 당선인에 투표한 이들을 색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13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된 이후 ‘2번녀’ ‘2번남’을 키워드로 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 후보 기호 2번에 투표한 여성과 남성을 줄인 은어입니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여성 정책을 들고 나온 윤 당선인에 투표했다는 비난을 담고 있습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번 뽑은 사람들은 강간당해도 참고 살아라” “성폭행당하고 무고죄로 고소당해봐야 정신 차린다” “특히 2번녀 패는데 검열하지 말자” 등 다소 원색적이고 폭력적인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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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특히 연예인들도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가수 전소미는 대선 투표를 마친 후 “투표를 완료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당시 글 배경이 붉은색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EXID 멤버 하니, 소녀시대 멤버 태연, 트와이스 멤버 나연,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등 SNS 게시물에서 ‘2번’을 연상케 하는 문구 및 빨간색 슬리퍼, 하트 이모티콘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판 대상이 됐습니다. 나아가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2번 남녀 리스트’까지 만들어 공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 배경에는 ‘이대남(20대 남성)’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세대와 힘을 합쳐 4050세대를 설득한다는 ‘세대 포위론’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이는 선거 결과로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대선 본투표 직후 발표한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58.7%는 윤 당선인을 뽑은 반면 20대 여성은 이재명 후보에게 58.0%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이에 젠더갈등이 차기 대통령인 윤 당선인이 풀어야 할 과제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20대 여성과 남성의 표심이 양극으로 갈린 데 대해 “ 성별로 갈라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남녀의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 보다는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강력하게 보도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이어 “이것이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식으로 오해도 받고 공격도 받았지만 남녀 성별을 갈라치기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런 것 없으니 오해 말고 오히려 전 그렇게 하는 게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늘 생각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