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이 발생한지 8일째인데요.
진화대원들의 체력도 많이 떨어졌을 텐데, 버티는 비결 중의 하나가 바로 밥심이라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밥과 국을 먹고 힘을 다시 낸다고 하네요.
엄마 손잡고 자원봉사 나온 어린아이부터 산불 전쟁터에서 위험에 빠진 어르신을 구한 경찰관까지, 곳곳에 숨겨진 영웅들을 장진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순찰차가 자욱한 연기를 헤치고 어디론가 급히 달려갑니다.
멈춰 선 곳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있습니다.
지난 5일 화마가 들이 닥친 동해시 묵호동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어르신을 경찰관이 구조한 겁니다.
▶ 인터뷰 : 이규현 / 강원 동해 묵호지구대 경위
-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거동이 불편해서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기 속에서 계시더라고요."
지역을 손바닥처럼 알고 있는 동해 묵호지구대 이규현 경위 덕에 어르신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도 산불현장에서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비좁은 적십자사 '밥차' 안에서 씨름 중인 사람들.
국과 밥, 반찬까지 한 끼에 1천인 분을 만들다 보니,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쉴 틈이 없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진화작업에 대원들은 지쳐가지만, 정성들인 밥과 국을 먹고 다시 힘을 냅니다.
▶ 인터뷰 : 백성기 / 경북 칠곡군청 산불진화대
- "아주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희가 밥도 맛있게 먹고 그래서 힘내서 진화작업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어려운 현장을 돕기 위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걸음에 달려온 자원봉사자들.
접시를 닦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작은 일들을 하지만, 진화대원들에겐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 인터뷰 : 강유진 / 경북 울진군 / 9세
- "엄마 따라왔어요. 재미있어요. 설거지한 것을 물기를 닦고 있어요. 저도 같이 가고 싶어서 왔어요."
강원 삼척소방서에는 통닭 50마리가 배달됐는데, 보내는 사람의 이름도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현장 자원봉사에는 전국에서 80여 개 단체 2,4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영상제공 : 강원경찰청, 삼척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