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 환경, 열악하다"…한국, '유리천장 지수' 10년째 꼴찌

100 만점 중 총합 20점대 받으며 최하위
"가정 내 노동은 한심할 정도로 균형이 무너진 상태"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여전히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믹스가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지수에서 100점 만점 중 총합 20점대를 받으며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 시작된 평가에서 올해까지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1위는 80점을 받은 스웨덴이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다른 북유럽 선진국이 차례로 상위권에 포진했습니다.

하위권에는 미국 20위, 독일 21위, 영국 24위, 일본 28위 등이 자리했습니다.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는 매년 남녀 고등교육 격차와 소득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세부 지표를 종합해 이코노미스트가 산출하고 있습니다 .

↑ 2022년 유리천장 지수. 한국은 최하위 기록. / 사진 = 연합뉴스

여기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일하는 여성을 둘러싼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사회적 권한이 작고, 높은 수준으로 노동시장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에서 "한국은 남녀 소득 격차가 무려 35%"라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고작 59%로 남성의 79%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여성의 사회적 권한 제고를 위해 추진해온 제도도 영향력이 적다는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상장기업의 이사 중 98%가 남성이고, 여성이 대표인 기업은 109곳 중 1곳꼴이며 관리직의 10% 남짓만이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민간부문에서 성평등이 부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부문에 조사 대상국 가운데 일본에 이은 2위를 기록했으나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문화적, 사회적 규범이 일터에서 성평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아시아에서 많은 여성이 가족 또는 전문 직업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가정 내 노동은 한심할 정도로 균형이 무너진 상태"라며 "한국이나 일본을 예로 들면 여성은 가사, 장보기 같은 무보수 활동을 남성보다 5배 정도 많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