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전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죠.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얽힌 역사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는데요.
118년 전, 인천 앞바다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을 벌였는데, 우리나라를 차지하겠다고 싸운 겁니다.
그런데 당시 침략군이나 다름없던 러시아군을 기리고, 영웅으로 치켜세운 추모비가 있어 논란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 앞바다를 접한 공원 한쪽에 추모비가 서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1904년 2월, 러·일 전쟁 중 인천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군함 '바리야크'호 장병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러·일 전쟁은 당시 우리나라를 서로 지배하려고 양국이 충돌한 전쟁.
2004년 세워진 추모비에는 러시아 장병들의 '영웅적인 희생 100년을 기념한다'는 말까지 적혀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예준 / 경기 안양시
- "적국을 영웅이라고 비석까지 세워놓고 이러는 것은 참…. 잘못된 것 같아요."
추모비를 세운 건 러시아가 아니라 인천시입니다.
한·러 우호를 증진한다는 명분에서였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당시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겼다면 우리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그런 러시아 군인들을 우리 스스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셈입니다."
2010년엔 바리야크호를 영웅화하던 러시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천시가 보관하던 바리야크호 깃발을 대여까지 해줬습니다.
그 보답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3년 추모비를 방문한 건 물론,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훈장까지 수여했습니다.
▶ 인터뷰 : 손장원 / 재능대학교 실내건축과 교수
- "러시아와 일본이 우리나라를 차지하려고 벌인 전쟁입니다. 추모비까지 세워서 우리가 기릴 이유는 없습니다. 이 또한 역사왜곡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적인 비난을 받는 가운데, 러시아와 관련한 역사 왜곡의 현장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