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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곳곳에서 이틀째 산불이 이어지는 5일 오후 강원 동해시 묵호항 일대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5일 새벽 강릉 옥계에서 발생해 강원 동해시로 번진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는 헬기를 동원하기 힘든 일몰 시간이 다가오자 현지 주민들이 공포감에 절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산불은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해 동해 묵호항 인근으로 번졌다. 불을 일으킨 산불 가해자는 "주민들이 무시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벽 1시께 시작된 불은 거센 강풍을 타고 동남쪽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동해시 망상동 만우마을 주민들은 새벽 2시 40분께 대피 안내 문자를 받고, 몸만 겨우 빠져나와 대피했다.
대피 안내 문자는 새벽 3시 34분께 괴란, 심곡, 기곡마을 주민으로 확대됐고, 동해시는 수송 버스를 투입해 해당 마을 주민들을 동해체육관 등 대피장소 9곳으로 실어 날랐다. 이후 대피 문자는 승자, 느릅재, 신흥, 비천, 큰발한 지역 주민에게도 전달됐다.
새벽 4시 23분경 동해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전 직원 비상 소집령을 내렸다.
일출 후 오전 7시 25분께 진화 헬기가 투입되면서 불길이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화마가 울진, 삼척, 영월, 강릉 성산, 옥계 등 5곳에 동시 발생하자 진화 헬기가 분산 투입됐고, 이에 동해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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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해시까지 확산한 5일 묵호항 인근 주택가의 주택과 건물들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동해 시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강릉 방향으로 도심을 바라보면 연기가 햇빛을 가렸고, 북쪽 묵호항으로 갈수록 짙은 연기가 낮게 깔려 시야 확보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이곳을 빠져나가려는 차들의 경적 소리와 사이렌 음, 대피 방송이 도심 전역에 울렸고, 주택에 불이 옮겨 붙으며 주민들은 공포에 질렸다.
한 주민은 "강릉 옥계에서 시작돼 밤새 번진 산불이 도심 곳곳의 아파트와 주택가를 집어삼킬 듯 위협하고 있다"며 "일몰 후에는 헬기 진화가 어려워 불도 못 끄는데…"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은 "불이 집에 옮겨붙을까 봐 계속 물을 뿌렸다"며 " 겁나서 죽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께 화마가 집어삼킨 시설은 64곳 48개 시설에 달한고, 주민 52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일몰 시각이 가까워지면 대피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화 헬기 운용이 중단되면 불길이 번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는 것을 전국에 알려야 한다"며 "변수는 바람으로, 밤이 되면 바람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주택가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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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울진에서 넘어온 산불이 5일 강원 삼척시 원덕읍 노경리의 고압 송전선로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2022.3.5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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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강원 동해시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진화 헬기가 뿌연 연기 속에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2.3.5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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